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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알비노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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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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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1월 18일
물론 사람이라면 화장실도 가고 자다가 침도 흘리기 마련이지만 유달리 투명하다
그러나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를 직접 듣게 된 바, 이런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이야기를
주위를 둘러보면 정말이지 원칙이 투철하고 소신을 지킨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기에
- 매우 예상치 못하게도 UFO 목격자로 등장한 장우혁씨를 보고 "쟤 게이니?" 라는 질문을 라고 말하시는게 아닌가. 마치 지구는 둥글지. 라는 듯한 태연한 말투로. "에... 그러니까 왜요?" "내가 봤거든."
그리하여 나, 김말랑은 30년도 더 되었지만 마치 방금 본 시크릿가든 재방송을 바로
- To Be Continued.
2009년 07월 13일
더워요, 더워. 매일처럼 오존주위보가 내릴만큼 피부에 따끔하게 내려치는 햇살덕분에 매일 아침저녁으로 두번씩 물을 줘도 땅이 곧 파싹 말라버릴 정도에요. 새벽에 혹시라도 일찍 일어나면은 잡초와 전쟁을 벌이는게 어느새 당연시 되어 - 관련포스팅: 나와 그는 싸운다.- 오늘도 어김없이 신들린 삽질을 하고 있던 와중에 무언가가 아치를 그리며 크게 꿈틀거리기에 유심히 봤더니.. 엄청 큰 지렁이다. 게다가 두 동강 나있어. 가드닝을 하다보면 모르고 해한 지렁이가 한두마리가 아니었을테고 여태까지 살면서 무심코 밟고 지나간 개미도 헤아릴 수 없을텐데 이렇게 굵고 긴 지렁이 라면 말이 틀려지는거에요. 마치 못해도 99년은 땅속에서 묵어왔고 앞으로 3개월만 더 있으면 승천아나콘다로 탈바꿈 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관록이 느껴지는걸요. 도무지 미안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매우 어쩔 줄 몰라하며 도로 땅 속에 묻어놓고 일어서려는데, 양심의 가책이 마치 바늘비처럼 따끔따끔하게 쏟아지더이다. 부랴부랴 조심스레 다시 땅을 파해쳐서 지렁이를 - 혹은 이제는 두조각이니 지렁이들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구급상자를 챙겨 나왔어요. 플라나리아는 난도질 해도 그 숫자만큼 재생하며, 도마뱀도 꼬리가 끊어져도 자가 에프터 서비스가 된다고 하는것처럼 지렁이도 끊어져도 각자 살아남을 수 있다고 들었지만 이 지렁이는 지렁이라기보다 뱀에 가까운 포스의 노장이셔서 도무지 이 천재지변을 젊음의 혈기로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기에 접합수술을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일단 안티박테리아제를 손에 바른 후, 라텍스 수술장갑을 끼고 손목부분을 몇번 탕탕 튕겨주며 기합을 넣었습니다. 지렁이를 고문하기 위해서 타바스코 핫소스를 뿌렸더니 지렁이가 강렬한 트위스트를 추며 괴로워 했다며 자랑하던 철없는 중학교 같은반 남학생이 생각나 소독약을 뿌려주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듯 싶어 자극이 거의 없다 싶은 젤 타입의 안티셉틱을 면봉으로 살살 발라줬더니 별 거부를 하지 않는게 괜찮은듯 싶었어요. 수술용 봉합실과 마취제가 없는건 물론이거니와 사방팔방으로 꿈틀거리는 지렁이 두조각을 들고 깔끔하게 꼬매줄 자신도 없어서 외과용 테이프를 쭈욱 찢었어요. 절단면이 깨끗한 상처들, 그러니까 날카로운 칼이나 메스, 혹은 크지않은 상처정도는 봉합을 해 울퉁불퉁한 꼬맨 상처가 남는것보다 테이프로 잘 붙혀놓으면은 오히려 더 깔끔하고 쉽게 붙을때가 많아- 비록 흉기가 꽃삽이었어서 절단면이 깨끗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 어쩌면은 도로 붙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며 말이에요. 발등을 적시던 아침이슬이 슬슬 본격적으로 뜨거워지기 시작하는 아침해에 말라감을 느끼며 "얌마, 예쁘게 붙혀야 하니까 제발 그만좀 꿈틀거려." 라고 달래가며 지렁이를 치료하는 기분은 참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오묘함. 지친건지 아니면 조금 진정한건지 비교적 정상적인 느낌으로 씰룩거리는 모습에 가볍게 안심하며 아무리 그래도 약해진 환자를 땅속에 파묻어 버리는건 도리가 아닐 것 같지만 곧 해가 쨍쨍해질텐데 말린 지렁이포가 되게 냅둘 수도 없어 키친타월을 몇장 겹친걸 물에 흠뻑 적셔 덮어주고 빨리 회복하라는 의미에서 유기농 거름덩어리를 (어느쪽에 입이 달려있는지 알리가 없잖아요 orz) 양끝에 놓아준 후 기도까지 하고 돌아섰지만 하루종일 마음이 무거웠어요. 저녁 늦게 집에 돌아오자마자 왕꿈틀이의 차도를 확인하러 부랴부랴 가봤는데.. 사라졌다! 그래그래, 기특하구나. 살아줬구나. 부디 건강하게 회복해 드래곤볼을 물고 날아오르길 바랄게. 그리고 이어진 아빠와의 대화. "그 지렁이가 박씨를 문앞에 물어다 둔다던지 하는거 아냐?" "그럴리가. 내가 병주고 약준건데." "제비가 일단 놀부에게도 물어다 주긴 했었잖아." ![]() 맞다. 그랬었지. "...왠만하면 심지 마라." "...응."
2009년 07월 04일
요 며칠내내 수영장에 들락날락 하더니만 결국 준우는 귀가 아프다며 입을 쭈욱 내밀고 샐쭉해졌다. 나도 딱 저만할때 수영강습을 받다가 중이염에 걸렸던 것이 생각이 나서 조금 안쓰럽지만, '귀가 아파서 씹을 수 없어' 라는 핑계로 아이스크림과 오렌지맛 환타만 짭짭거리는 것을 보다못한 엄마가 드디어 뿔났다. "너 그럴 것 같으면 그냥 아무것도 먹지 마." 매우 중요한걸 읽는 척 - 사실은 브리트니가 또 결혼할거라는 모르는게 오히려 속 편할 그런 기사였지만 - 신문을 뒤척이며 등을 돌리고 앉아있었지만 내 양심은 혼돈의 브레이크댄스를 추고 있었다. 꼭 조금만 아파도 임파선과 편도가 탱탱 부어오르던 내가 음식을 도무지 넘기지 못하자 의사가 아이스크림이라도 줄창 먹이라고 권해 삼일밤낮을 쭈쭈바만 쪽쪽 빨아댔던 영광의 과거를 준우에게 자랑 했던건 바로 나였던 것이다. 워낙 입이 짧아서 안그래도 와일드하게 운동하느라 체력이 축나는게 눈에 훤히 보이는데 이건 이래서 안먹고 저건 저래서 싫다고 우기는걸 살살 달래며 먹이는데 이골이 났었던건지 엄마가 요번에는 제대로 엄하다. 준우가 게눈을 하고 빼꼼하게 눈치를 보다가 부엌으로 슬금슬금 들어올라 치면 미실눈을 하고 홱 돌아본다. 똑똑 하고 문이 울리더니 난생 노크라고는 안하는 녀석이 발가락을 꼼질꼼질 거리며 고개를 푹 숙이고 들어온다. "Nu-na..?" "Yes?" '누나' 가 아닌, nuna 다. 엄마는 umma 가 아니라 제대로 된 악센트로 발음하면서 왜 누나만 저렇게 두바퀴반 꼬아서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집에서 영어로 대화를 해주는 사람이 나 밖에 없어서 그런게 아닐까. 게다가 저렇게 중간을 모짜렐라 치즈처럼 쭈욱 늘여서 부르는걸 보니까 부탁이 있어서 온게 분명하다. "I'm hungry." "Go eat something then." "You know mom won't allow me.." "Well, I wonder why?" 난 변태가 분명해. 그것도 골수까지. 엄마아빠는 애 성격 나빠진다고 왠만하면 곱게 키우자고 그랬지만 이렇게 풀이 죽어서 곤란해 하는 모습을 보면 조금은 시치미 뚝 떼고 괴롭혀 주고 싶은거다. 마치 햄스터에게 해바라기씨를 거의 줄듯 내밀었다가 쏙 숨겨버리면 '으엥? 어디간거지?' 하고 두리번두리번 거리는걸 보는 것 같은 그런 기분. 엄지발가락으로 카페트에 동글뱅이를 그리며 조용히 서있는다. 나는 비록 변태일지라도 모진 변태는 못되는게 탈이랄까. "You think you could eat mashed potatoes? It's rather creamy, you know." "I think so." 그래, 부드럽게 넘어가게 으깬감자로 결정. 우유와 버터를 듬뿍 넣어서 아주 목구멍에서 미끄덩미끄덩 넘어가게 만들어주마. 소금물에 감자를 삶는동안 옆에서 똥매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 못하길래 왜그러냐 물었더니 '엄마가 화낼지도 몰라' 라고 심각하게 털어놓는다. 웃지 않으려고 혀를 깨물며 나름 엄숙하게 젓가락으로 감자를 찔러본다. 푹. 잘 익었구나. 팔뚝의 근육세포들을 일깨워 감자를 난도질 하고 있는데 뒤에서 개미목소리가 들려온다. '샌드위치로 먹어도 괜찮아?' 고개를 끄덕이고 빵을 꺼내려는데 개미목소리2가 또 들려온다. '바짝 구워줘. 크런치하게.' 귀 아파서 아무것도 못 씹겠다며. 감자를 으깨는걸 돕게 했더니 마냥 신났다. 빵을 노릇하게 구워내고 스팸이 한조각 남아있길래 잘게 썰어서 감자에 투하한후 허니 머스타드라도 조금 바르겠냐고 물어봤더니 귀가 아플것 같아서 싫단다. 도대체 그건 무슨 논리니. 접시를 양손에 위태하게 들고는 엄마가 볼새라 뒷마당 데크로 쪼로로 뛰어나간다. 야외의자 위에 앉아 바닥에 닿지 않는 발을 달랑거리며 두 볼이 빵빵하게 오물거리는 모습에 웃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렴 배고프면 뭐가 맛없을까. 준우는 하늘을 쳐다 보랴 옆으로 삐져나오는 감자를 손가락으로 훑어 쪼옥 빨아먹느라 정신없어 알아채지 못했겠지만, 어느새 빨래를 마친 엄마가 나와 비슷한 미소를 띄고 내 옆에 서있었다. ![]() "잘 머컸습니타." 라며 해준 뽀뽀는 대단히 미끌미끌했고 아니나 다를까 짭짜름한 감자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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