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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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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06일
생각해보면 살면서 해왔던 작고 큰 거짓말들 (물론 큰건, 그리고 작은것도 별로 없어요. 믿어줘요;ㅁ; 카오오오오) 중 정말로 믿어준다는게 더 거짓말같을 것들도 있었다. 학교에서 풀뚜껑이나 가위를 잃어버렸을땐 잔뜩 겁에 질려서 엄마에게 분명히 아까 봤었는데 내가 화장실에 다녀오니깐 사라졌다고 설득하던지 (...근데 이게 가끔 사실일때도 있었다. 내방에 4차원으로 통하는 문이 있었어.) 밀린 눈높이책을 소각장에서 태워놓고 선생님에게는 없어졌네요. 배째요. 라고 버틴다던지. 이중 하이라이트는 4살때쯤 눈높이, 내 유년시절을 처절하게 일그러뜨린 그 악마같은 눈높이가 너무너무 하기 싫어서 덧셈뺄셈 답을 써야할 네모에다가 죽죽 줄을 그어놓고 그걸 우연히 본 엄마에게는 "내가 한적이 없는데 저절로 그렇게 되있었어요." 라고 우겼던 것이 아닐까 싶다. 엄마는 당연히 눈물이 쏙 빠지게 날 혼냈지만 그당시 난 엄마가 어떻게 그게 거짓말인걸 알아챘는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이정도는 모두들 해봤다고 생각한다....생각한다...생각한다.. 난 거짓말쟁이가 아니에요;_; 시간이 조금 지나고 어설픈 거짓보다는 괴로운 진실이 매를 덜 버는거고 궁극적으로 거짓말은 새끼를 치게 된다는걸 깨닳고 살다보면 필요한 가끔의 선의의 거짓말을 빼고는 손을 씻었고 상대를 속이고 싶어서가 아니라 두렵기 때문에 절로 나온 그 절박한 거짓말에 대해서는 정말로 잊고살고 있었다. 그런데. 준우, 4세. 여태까지는 사소한 잘못을 했다던지 문제를 일으켰을때 추궁할시 입을 삐죽이며 눈물을 흘릴망정 사실만을 얘기했던 동생님이 첫 거짓말을 하는걸 목격했다. 내 방에 선물받은 초콜렛들이 몇개 있었는데 그게 먹고싶었지만 저건 절대로 누나거다. 라는 인식이 깊게 박혀있었는지 며칠전 삐쭉삐쭉 방에 들어오더니만 책장앞, 그 초콜렛들이 놓여있던 책장앞에서 열심히 내 책들을 구경하는 척을 하는거다. (책 제목들은 자그마치 Organic Chemistry, Studies in Evolution Ecology and Behaviour...한마디로 내 교과서들-_-;) 자기 나름대로 빠르다고 생각했겠지만 세상풍파를 다 겪어온-_-; 이 누님에게는 슬로우모션으로밖에 안 보이는 솜씨로 초콜렛 하나를 그 고사리같은 손에 쥐고 뒷짐을 진다음에 로봇같은 목소리로 "책들이 너무 크네. 하.하.하." 라고하고는 다시 삐쭛삐쭛 나갈려는것이 아닌가. 누나에게 말했었으면 줬을텐데 지금 너는 훔친데다가 거짓말까지 했어. 라면서 짧고굵은 가르침의 시간을 가진후 눈물이 글썽한 애한테 초콜렛을 하나 더 쥐어서 내보냈는데 도대체 누나가 어떻게 안거지. 라는 경악의 표정이 떠올라서 침대에서 뒹굴거리면서 한참을 낄낄거렸다. 엄마아빠도 내가 무사히 넘어갔다고 생각하고 방안에서 숨을 몰아쉬고 있었을때 똑같이 우습기는 하지만 심란한 이 기분을 느꼈었겠지. 언젠가는 준우도 거짓말을 한다는건 남을 속였다고 생각하며 자기자신을 속이는 일이라는걸 깨닳게 될테고 그때까지는 지켜볼 수 밖에 없을것 같다. ![]() ▲한번만 더 해봐라. 뼈와 살을 분리해주마-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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