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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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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5월 14일
날이 가면갈수록 이 블로그가 원래 개설했던 취지와는 전혀 다르게 흘러감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억지로라도 해야한다는 마음으로 게임리뷰를 몇줄 썼는데 내가 누구를 위하여 종을울리는가...는 아니고, 내가 즐겁자고 시작한것인데 쓰고싶을때 쓰고싶은것을 쓰자. 라는 마음으로 그만두었다. 언젠가 한밤중에 젊음의열정*-_-*의 피에 솟구칠때 하늘의 계시를 받고 멋진 리뷰를 쓰리라. 언젠가. 세상에 좋아하는것도 많고 싫어하는것도 많지만, 막상 뭐가 좋아 내지는 뭐가 싫어 라는 질문을 받으면 잠시 주춤하게 되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단 한순간의 망설임없이 단언할 수 있는건, 난 개미가 싫어. 까맣다는것 싫고, 자세히 보면 갈색빛이 감돈다는것도 싫고, 세마디로 나누어져있는것도 싫고, 윗턱이 징그러운것도 싫고, 다리가 여섯개인것도 싫고, 몸이 털이 부숭부숭 난것도 싫고, 먹을것 놔두면 달려드는것도 싫고, 벽이나 천장을 탈수 있다는것도 싫고, 떼거지로 산다는것도 싫고, 물리면 아프다는것도 싫고, 우리집 뒷마당에 산다는것도 싫고, 우리집에 자주 들어온다는건 더 싫다. 정말 좋은걸 하나도 모르겠는 존재가 있다는게 신기할 정도로 싫다. 원래 곤충류를 좋아해본적 없지만 이 개미들을 왜이리 혐오스러운지 가끔 나만의 장소라고 생각하는곳들 -예를들어 침대라던지 컴퓨터같은곳들- 주위에서 보게된다면 불법칩입으로 간주될정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 개미를 읽고나면은 개미에 대한 존경심이 10000% 상승, 도저히 길가다가도 개미를 밟을 수 없다.. 라는 평을 듣고 이 개미혐오증을 고칠 수 있을까 생각해 그 책을 정독했으나 도움이 안되는걸 어쩌리요. 천장에 매달려 자신의 몸의 100배나 늘어나는 배에다가 꿀을 저장할 수 있는 '꿀단지개미'만은 나름대로 마음에 들었는데, 아마도 비만한게 허용되는, 아니 권장되는 종족이기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나마 덜 개미같이 보여서가 아닐까. ![]() ▲이 꿀단지개미들을 보면 바늘로 터뜨리고싶은 충동을 참을 수 없다...! ![]() ▲이것들이 더 정확한 꿀단지개미의 이미지. 천장에 허구언날 매달려있다. 겨울이 되어 식량이 부족하게되면 뱃속에 고이고이 담아두었던 꿀을 내준다. 생각해보면 이 개미혐오증은 어느정도 커서 생긴게 아닌가 싶다. 초등학교때 개미를 키우는 과제가 있었는데, 여왕개미를 키우는건 하늘에 별따기임으로 길가는 일개미들을 잡아 개미집에다가 넣었었다. [여담이지만 내가 직접 잡은 기억이 없다-_-; 아무래도 다른사람이 해준걸까.] 여왕개미도 없는데 열심히 집을 짓는 녀석들이 나름대로 대견해서 과제를 검사받는날 학교에 가지고 갔는데 책상아래 놔뒀다가 그만 발로 차서 꽈당. 개미집은 강도 10의 지진을 경험했으며 모든 건축물은 흙으로 돌아갔다. 그 와중에 살아남은 소수가 다시 집을 재건하였지만, 또 실수로 발로 차서 꽈당. 생존개미 제로. 그때 내가 바보같아서, 개미들이 너무 불쌍해서 개미집을 부둥켜안고 엉엉 울었던걸 생각해보니 어쩌면, 난 개미를 좋아했었을지도. 개미라는 단어에도 부르르 떨게된 지금으로서는 개미에 관련된 말중 좋아하는 단어가 딱 하나 있으니, 그건 바로... 개미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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