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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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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6월 25일
너무나도 오랜만의 포스트래서, 얼마만인지 가늠할 수 조차 없다. 무슨 일이 있을때마다,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때마다, '이거 블로그에 꼭 포스트 해야지.' 라고 생각했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모두 기억의 강 저 너머로 흘려보냈으니 이것은 진실로 마야문명의 파괴에 이은 크디큰 인류손실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다. 블로깅을 하다보니까, 글을 재밌있게 쓴다는 말을 몇번 듣게되어서 그게 신나서 쓰면서도 재밌는 글이 아니면 올릴 수 없다는 부담을 알게모르게 가지게 됬었나 보다. 나 스스로 봐도 재미건덕지 하나 없을지어라도 무언가를 꿍얼꿍얼 적어대고 싶은걸로 보아하니 난 인간으로서 한단계 성장한게 분명해;ㅛ; 막 허물을 벗은 뱀의 기분이 이러한걸까(...) 얼마전에 한국에 다녀왔었다 :) 5년만의 한국은 여전히 복작복작했고, 사람들은 여전히 바글바글하고, 음식은 여전히 맵고 짜고(...그러므로 맛있고), 아줌마들은 여전히 막무가내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 바뀐점이라고 하기도 뭐하지만, 유난히 눈에 띈것이 있다면은 모든것 앞에 당연시하게'웰빙' 이 붙어있다는 점이랄까. 하다못해 변기시트 뒷면에도 적혀있더라. 아직 사실 캐나다에서는 합법적으로 음주를 할 수 없는 나이인데다가, 그다지 흥미가 없는고로 음주의 도를 닦고있지는 않았지만 이제 어른은 어른인지 한국에서 몇번이나 가벼운 술자리에 참석할 기회가 왔었다. 내가 술에 대해서 할 말이 있다면 단 한가지. 써!! 아니, 단것만 먹고살아도 다 못먹고 관뚜껑 덮을것 같은데 이 쓴걸 좋다고 마시기가 꺼려져서 왠만하면 눈치보이지 않을정도로만 먹고 말곤 했는데 역시 한국은 21세기의 주역이 될 국가라는걸 증명하는 순간을 맞이한 것이다. 부싯돌이 석기시대의 최고의 발견이었고 페니실린이 20세기 의학의 최고의 발견이었다면 소주에 과일을 넣으면 맛있어진다는걸 발견한 사람역시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야지 마땅한 것이었다! 끝맛만 묘하게 알콜의 향이 느껴질뿐, 달달하거니와 식도를 타고 넘어갈때 목구멍을 캭 하고 긁고가는 느낌마저 없어서 정말 대접으로 마시라고 해도 마실 수 있을것 같은 기분으로 형님한잔 아우한잔을 외치게 되는 그 매력이란 직접 마셔보지 않고는 모르는 무릉도원의 그것. 캐나다로 돌아오니 마치 신대륙에 첫발을 딛은 코쟁이의 기분이 되어서, 저 훌륭한 음료를 널리 전파시켜야 겠다는 일념으로 살다가 어느날 냉장고를 열어보니 맥주 한병이 있는것을 발견했다. 여담이지만 캐나다에서는 소주가 매우매우 비싸다-_-; 한병에 대략 세금까지 합해서 만 오천원정도 할텐데, 그 이유로는 그 먼 옛날 호랑이 담배필적 소주가 처음으로 수출될때 '이것이 무어냐' 라고 묻는 외국 세관에게 수출업자가 괜히 폼잡으면서 '코리안 위스키' 라고 했다가, 원래 위스키류에 붙는 특별 관세가 부가되어서...라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얘도 명색이 술이고, 마셨을때 소주보다 덜 신경을 긁으니 과일을 넣으면 마치 치마를 입히니 아리따운 레이디로 변신한 오스칼처럼 눈물겨운 변신을 하겠지! 라고 기대하면서 냉장고를 뒤져서 멍든 사과하나를 강판에 벅벅 긁어서 맥주에 탈탈 털어넣었다. ....어무이, 이것이 뭡니까. 도저히 지구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냄세 (..차마 향이라고도 못부르는) 를 풍기며 암반속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마그마같은 거품을 부글부글 내뱉는 것도 모자라 사과 건더기가 위로 아래로 움찌락움찌락 거리는것이 도저히 사람이 마실만한게 못된다고 시사해주고 있었다. 그래도 용기를 내서 숟가락으로 한번 마신 소감은. ![]() 두말없이 자비심을 버리고 변기에 쏟아부었다. 그와 동시에 대충 쌓아놓은 설거지의 산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 물도 안내리고서 부억으로 튀어가서 대충 수습을 하며 내가 만들어낸 금단의 음료에 대한 반성을 하고 있던 와중에 부모님이 돌아오셨다. 계속 정리를 하고 있는데 엄마가 갑자기 소리없이 옆으로 다가와서 진지한 눈으로 내 귀에 속닥이는 것이었다. "한번 건강검진좀 받아보지 않을래?" 왠 자다가 봉창두드리는 소리인가 싶어서 이유를 물어보니, "아니.. 화장실 가보니까 네 오*색이 이상해서. 신장이 안좋으면 그렇다더라." 그렇게 바텐더로서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야심작은 자그마치 *줌으로, 그것도 비정상적인 색의 그것으로 오해받으며 쓸쓸히 하수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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