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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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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6월 18일
콜렉터의 혼을 가지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렸을때 바다에 가면 조개껍질을, 개울에 가면 예쁜 돌을, 공연장에 가면 팜플렛을, 인간의 본능! 지금 모으고 있는건 게임소프트, VOGUE -내가 패션에 관심이 있어서보다 모델들 보려는게 주 목적-_-;-, 해리포터 시리즈, 만화나 게임 일러스트와 브로마이드등 그저 대단할것 없지만, 나름대로 애정을 가지고 모으고 있는것이 또 하나 있으니 그건 바로... 컵! 언젠가 언젠가 모두 늘어놓고 쓸거야! 라고 몇번이나 다짐했지만 내가 컵에 애정을 가지는 만큼 컵을 부시는데에 애정을 가진 김준우씨 때문에 서랍속에 고이 모셔놓아야만 한다. 만약 자취하게 된다면 하나하나 뽀득뽀득 씻어서 매일 우유를 담아줄게! 각별히 좋아하는 컵들을 꺼내 사진을 찍어봤는데, 나름대로 상품소개를하는 전문가의 손길을 따라해본답시고 머리썼음OTL 결과는 참패에 가깝지만, 포스터를 뒤집어서 깔아놓고 (FF11 온라인 포스터-_-;) 나름대로 위에서 조명도 비춰주면서 노력했으니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주시오! 자, 그러면 스튜디오 말미잘에서 찍은 사진을 선보이겠습니다. ![]() 제일 사랑하는 컵♡ 분홍색 곰 프린트가 여기저기 되어있는데 사랑스러움 백만개;_; 모 가게에서 찜해놓고 결국 제작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착취해냈다. ![]() 마이러브 귬묜씨가 10학년때 생일선물로 주었던 것! 역시 곰돌이 프린트가. 준우의 마수에 걸려 떨어질뻔한걸 공중에서 받아낸적이 있다. ![]() 정은이 언니가 옛날에 준 모모팬더 머그컵을 준우가 깬 후 내가 실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자 딱하게 여겨 다시 선물해준 THE DOG 컵. 다른컵에 비해서 사이즈가 반만함으로 앙증맞기 그지없다. ![]() 저 노란 곰 얼굴을 보시게나;_; 사랑스럽지 않는가. 게다가 위에 있는 랜덤하기 짝이없는 프린트를 보면 왠지 이런 시나리오가 생각난다. 70년대 미국 켄터키주 시골길. 결혼 12년차 낸시 브라운은 포치에 앉아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 길가를 바라본다. 꽃다웠던 세월은 모두 가고 농사일로 굵어진 손마디를 바라보며 낸시는 한숨을 쉰다. 이제는 권태로운 결혼생활에 더이상 흥미를 느낄 수 없지만, 지금의 자신이 아닌 또다른 자신을 생각할 수조차도 없어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는게 한심해 또다시 한숨을 쉬면서 쓴 커피를 마신다. ...이유는 몰라. 말했잖아. 랜덤하기 짝이없다고. 반대편에는 오리프린트가 있는데 그것도 귀엽다. 제조시 실수인지 컵 위가 조금 우그러져서 아무도 사가지 않으려던걸 도저히 그냥 두고 갈수가 없어서 사온 나는 역시 특이한걸까..OTL ![]() 추정연령 만 17세의 곰인형 김곰자양이 언제나 입고있던 꽤죄죄한 인형옷이 있었다. 바로 저 사진에 있는 옷. [분위기 잡는답시고 스튜디오 말미잘식 사진을 찍었더니만 호러무비의 목없는아기 등장 같아..OTL] 원래는 분홍색이었을 듯하지만 돼지껍질마냥 누렇게 변색되었고 한때는 하얗고 부드러웠을 프릴들은 역시나 누렇고 빳빳하게 변해버려 세월의 흐름이 무던히도 느껴지는 그런 인형옷. 하지만 진실은 저 너머에. 저 옷은.. 내 첫 외출복이었다-┏ 물론 내가 태어났을때부터 김경민, 만 17세, 160cm에 **kg 였을리는 없지만 그래도 저 손바닥만한 천조각속에 사지와 오장육부가 다 들어갈 수 있었다는 사실은 사실은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취미는 다도였다..라는것과 비슷한 임팩트가 있다. [물론 저건 사실무근.] 저 화려한(...) 첫 외출복을 사게 된 경위를 들어보자면, 때는 1987년 11월 말. 유학생 김모씨와 그의 아내는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으며 덥디더운 호주의 밤거리를 걷고 있었다.(호주는 남반구니깐 계절이 정반대. 산타가 빨간 수영팬티만 입고있다는 전설이..) 유난히 체구가 조그마한 아내의 품에는 태어난지 3주밖에 안된 핏덩이가 꼬물짝꼬물짝 거리고 있었으니 이 아이가 그들의 첫 아기, 경민이었도다. 두사람 모두 유복하게 자랐지만 유학만큼은 너희들 힘으로 해보라는 부모의 뜻을 따라 (더 정확하게 말해서는 그렇게 반대했는데도 결혼했으니깐 니네에게는 돈 한 푼 줄수 없다는 뜻을 따라) 하루하루 낮에는 학교를 오후에는 일을 밤에는 보채는 아기를 돌보며 어렵게 타국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좁은 집에서 식탁이 없어 상자위에 신문을 깔아두고 식사를 하던 그들이었지만 요리봐도 예쁘고 저리봐도 예쁜 (그렇다. 그들은 팔불출이었다.) 첫딸이 처음으로 교회를 가는 날에는 특별히 예쁜 옷을 입히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렇다 할 옷을 찾지 못한 그들, 우연히 들어간 편의점에서 운명의 옷을 만났으니 바로 훗날 곰인형 김곰자의 단벌의상이 될 분홍드레스였도다. 없는 살림임에도 있는 잔돈까지 탈탈 털어 값을 치루고 집에 돌아오는 그들의 발걸음은 에어조단을 신은마냥 가벼웠다. 여담이지만 그들의 장녀, 경민은 저 옷이 아주 잘 어울렸다고 전해진다. (말했잖소. 그들은 팔불출이었다고..) 이 마음이 따뜻해지는 휴먼스토리에 몇가지 딴지를 걸어보자면, 딴지 1. 왜 3주밖에 안된애를 밖으로 데리고 나간거야! 그들의 변명: 호주에서는 다 그래. [그렇다는데 내가 어쩌겠나..OTL 내가 나중에 갔는데 안그러기만 해봐;_;] 딴지 2. 왜 편의점에서 아기옷을 파는거야! 그들의 변명: 파는걸 어째. 딴지 3. 보통 아기에게는 부드러운 배냇옷을 입히지 않아? 저건 레이스가 많아서 살에 쓸리면 따끔따끔하다고! 천도 풀 먹인마냥 빳빳하고. 그들의 변명: 잘입어놓고 왜이래? 예뻤다는 말에 흐뭇해져 더이상 추궁하지 않았지만, 왠지 저 옷을 볼때마다 서른도 넘기지 못한 남녀가 갓난아이의 드레스의 단추를 채우며 기뻐했을 모습이 떠올라 마음한구석이 찡해지는 기분이다. 그럴때도 있었지. 사실 너무 미화해놓은 감이 있어서 정정하건데, 지금은 싯누런 천조가리..OTL ![]() 이런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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