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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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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01일
어제 저녁 동생이 무언가를 쓱쓱 그리기 시작했다. 알수없는 기괴한 작품을 여럿 남기고 가는거야 일상다반사니까 신경쓰지 않고 있었는데 내 기분탓인지 이녀석이 계속 날 홀낏홀낏 쳐다보지 않겠는가. 그러더니만 이러한 그림을 가져왔다. ![]() ...분명히 저 그림 그리고 있을적에는 밖에 나갔다가 온지 얼마 안되서 외출복을 입고있었고 머리도 단정했으며 나름대로 사람꼴을 갖추고 있었는데 왜 안경끼고 머리를 질끈 묶은 프로토타입의 모습을 그렸는지는 절대로 미스테리. 포인트는 저 썩은미소. 실제로 웃을때 한쪽 입꼬리가 더 올라가기 때문에 진실성을 담고있다. 어릴적 연습장 첫페이지부터 끝페이지까지 빼곡하게 별과 하트를 주렁주렁 달고있는 공주님들을 그리던 누나와는 달리 준우의 그림은 참 담백하다. 조금도 미화 해줄 의향이 없어보이는게 나름대로 사나이스럽다면 그런거겠지만, 어느정도 세상과 타협을 하면서 살아야 현명하지 않겠는가. ![]() 적어도 이정도는 해줘야지. ![]() ...조금 무리를 한다면 이정도? 실물과 안 닮았다는둥 뭐라뭐라 궁시렁 대기는 했지만 반듯하게 잘 펴서 책상 귀퉁이에 잘 붙혀놓았다. 아마 십년도 지나지 않아 목소리가 걸걸해지고 바지도 팬티가 다 보이도록 내려입게 될테고 (그때까지 힙합스타일이 존재할지) 누나 사랑해? 라고 물어보며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져도 미간에 주름만 잡을 날이 다가오겠지만, 준우가 어리고 더없이 솔직했던 그때 그시절에는I LOVE YOU 라는 러브레터를 보냈었다고 기억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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