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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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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1월 19일
1월 중반이 되도록 거의 눈이 오지 않다시피 하더니만 이제는 거의 매일매일
눈이 오고 있어요. 이게 익숙한 캐나다 겨울의 모습이긴 하지만 눈이 녹았다 밤새 다시 얼어서 만들어진 반들반들한 빙판이 여기저기 생겨버린건 아무래도 그다지 반갑지가 않아요. 빙판을 유난히 경계하게 된것에는 눈물없이 설명하지 못할 쓰라린 기억이 있으니 히트 포스팅이었던 계란의 추억 에 이은 김말랑의 굴욕 시리즈 제 2편이 되겠습니다요. 아래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 :) 몇년전 겨울의 일이었어요. 부모님은 준우와 함께 3시간 거리에 있는 킹스턴이란 도시에 가셨었고, 전 혼자 집을 지키고 있었어요. 부모님의 귀가 예정시간은 새벽 한시쯤이었고 11시쯤에 기르던 강아지 니모가 밖에 나가고 싶다고 끙끙거려서 화장실도 가게 해줄겸 목줄을 매고 같이 밖으로 나왔었답니다. 어차피 바로 앞에만 1,2분 있다가 들어올 예정이었어서 밖은 무지막지하게 추웠지만 집에서 입던 반팔반바지만 입고 나갔었으나, 이걸 피토하며 후회하게 될 일이 일어날지는 당시는 몰랐었지요. 니모와 도로 집에 들어오려고 할때 지나가던 차를 본 니모가 흥분해 그쪽으로 달려가 버렸고 목줄을 잡고 있던 저는 그대로 벌러덩. 마침 빙판위에 서있었어서 정말로 두 다리가 공중에 붕 떴다가 대자로 드러눕게 되었습니다. 부딛힌 충격이 가실쯔음 일어나려고 하는데 허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손가락 하나도 꿈틀할 수가 없는거에요. 엄마아빠가 돌아올 때까지는 두시간, 그날이 영하 15도쯤 되었던 날이었는데 반팔에 반바지 차림으로 얼음판에 팔다리를 붙히고 있는 기분 참 상쾌하더군요T_T 엎친데 덮친격으로 넘어질때 윗도리가 말려 올라가 등짝이 맨살 그대로 얼음과 랑데뷰를 즐기고 있기까지 했어요. 허리를 들수도, 팔을 움직여 옷을 내릴수도 없는 그런 매우 난감한 상황이었지요. 그렇게 몇분이 흘렀습니다. 처음에는 '어우, 오지게 춥다.' 였어요. 불굴의 의지와 정신력으로라면 버틸 수 있는 그런 정도. 근데 몇분이 더 지나가니까 거의 생고문이 되는거에요. 춥다는 온도감각이 아니라 시리고 따끔따끔하고 찢어내는것 같은 고통까지 느껴지고. 그 와중에 주인을 빙판으로 자빠뜨린 충견 니모도 한 몫 담당했지요 O<-< 넘어질때 목줄을 놓쳐 버렸었는데도 어디 멀리 가지 않고 내내 제 옆에 있어준 그 갸륵한 견심이야 비석으로 세워줄만 하지만 자기 눈높이로 친히 내려오사 바닥에 디비 누워있는 주인이 반가웠던지 끊임없이 제 얼굴을 할짝할짝 거리는 거에요. 눈물이 얼까봐 울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왠 침 떡칠을 골고루 발라주는 이 센스란. 손을 움직일 수 없어 만져보지는 못했지만 아마 얼굴에 살얼음 꼈을거에요. 그렇게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이 가고, 저 멀리서 보이는 두개의 익숙한 헤드라이트가 있었으니 바로 부모님이셨어요. 바닥에 납죽 누워있는 절 못보고 더 납작하게 만들어 주실뻔 했으나 다행히 제 바로 앞에서 멈추시고는 놀라서 후다닥 뛰어 나오시더이다. 그때까지도 얼굴에 얼음칠을 해주던 니모가 격리되고 조금만 움직이려고 해도 아프다고 왕꿈틀이처럼 꿈틀대는 딸을 내려다 보던 아빠는 큰 결심을 하셨습니다. "딸. 아파도 좀 참아." 라고 굳건하게 말씀 하고서는 영화 보디가드에서 케빈 코스트너가 휘트니 휴스턴을 안아 들어올리던 자세처럼 한손은 제 목에 다른 한손은 제 다리에 받혀서 힘을줬는데, ...들여올려지는 않는 거에요. 도저히 성인 남자의 힘으로도 들어올릴 수 없는 그런 무게가 되버린건가 하고 고민했지만 평소에 제가 거실 소파에서 자고있거나 방바닥에서 책 읽다가 자버리면 그대로 번쩍 들어서 침대에 메다 꼽아주시는데 말이에요. 그러다가 아빠와 저에게 동시에 깨닳음이 찾아왔어요. 아, 얼음에 붙은거구나. 혹시 여름에 갓 꺼내서 녹지 않은 얼음이나 아이스크림에 혀가 붙어본적이 있는 분들은 공감하실거에요. 은근히 단단하게 붙어요. ![]() 따뜻한 물로 녹여볼까 하고 아빠가 말했지만 이미 추위속에 있을만큼 있었어서 제 정신도 아니었고 1초도 더 여기 있고 싶지 않았어서 그냥 떼달라고 생때를 부렸지요. 그리하여서 아빠는 이를 질끈 물고 팔에 힘을 주었답니다. 하나, 둘, 셋, 찌지지지지지지지직- 부직포 떼는 소리를 내며 전 빙판에 안녕을 고했습니다. 제가 살면서 들어본 소리 중에 칠판을 손톱으로 긁는 소리와 비슷한 정도의 살상능력을 가진 소리였어요. 등짝 찢어지는 소리는. 저체온증과 허리부상으로 병원에 다녀온 후 사흘간을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였고 나중에 전해들은 이야기로는 이튿날 아침 밖에 나가신 아빠가 빙판위에 붙어있는 피부조각과 핏자국이라는 고어적인 장면을 목격하셨다고 합니다. 사실 아직도 등에 상처가 남아있어요. 여러분, 빙판 조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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