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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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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2월 06일
제가 원래 핸드폰을 안 켜두는걸로 악명이 좀 자자해요. (...제발 누가 이틀에 한번 '핸드폰좀 충전해' 라고 소리질러줘T_T) 한달에 기본요금이 5만원 가까이 되는데 거의 쓰지도 않는 이 개념없음에 스스로가 화가 나려고 하고 있어요 엉엉엉. 게다가 문자에 대해서 완전히 잊고 있었어서 그냥 여태까지 계속 꺼놓고 있었는데, 아는 사람 전화번호가 필요하게 되서 켰더니 그동안 쌓인 문자가 띠링띠링 하더군요. 전에 써두었듯이, '5 It's about the time' ( 5 이제 시작할때가 됬어 ) '4 It's just gonna be you and me' ( 4 너랑 나 단 둘뿐일거야. ) 그리고, '3 You can't look back. In fact, there's nothing you can do now' ( 3 뒤돌아보면 안돼. 사실 이제와서 너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고. ) 여기까지 전에 제가 확인했었던건데 상당히 B급 스릴러무비의 느낌이 풍겨와서 괜히 오싹오싹하게 만든 전적이 있는 문자들이었는데 그 후에것들은 두려움보다 걱정을 하게 만드는 그런 내용이었어요. '2 The very last Big Mac... it's bloody good' ( 2 마지막 빅맥... 굉장히 맛있네.) 그 다음날에는, '1 I'll meet you there when the time comes' ( 1 그 시간이 되면 거기서 널 만날게.) 그리고 마지막으로, 'Nothing's beneath me. Can't stop. Adios' ( 나 아래엔 아무것도 없어. 멈출수도 없어. 안녕.) ...뭡니까 이거. 왠 빅맥에 야반도주의 냄세가 풍기는 글귀. 무엇보다 말이죠, 마지막에 왠 스페인어. 스페인어를 공용으로 쓰는 미국쪽에서 보낸 문자인가 생각도 해봤는데 저기 위에 빅맥의 크고 아름다움을 설명하기 위해 쓰인 bloody 라는게 말 그대로는 피투성이란 뜻이지만 영국쪽에서 쓰이는 말이거든요. 굉장히, 엄청..이란 뜻에 가깝지만 실제로는 좀 비속어적인 경향도 있어서 감각적으로 번역하려면 '조낸 맛있는거다' 랄까요. 어리둥절 해서 이리저리 잘 머리를 굴려봤는데도 자꾸만 한가지 결론만 나와요. 이건 동반자살 계획이었어. 동반자살 파트너가 보내는 메세지라는 전제하로 저 문자들을 다시 읽으면 납득 100%의 경지에 오르게 되더군요. 준비가 됬냐는둥, 마지막 빅맥이라던지. 근데 찜찜한게 있다면 마지막 문자. ...이 문자를 원래 받았어야 할 사람이 아무래도 안온것 같지 않나요? 막 마지막 순간에 배신당했다는 씁쓸함과 그래 인생 뭐있나 하고 포기하는 느낌이 물씬물씬 풍겨나요. 게다가 저건 분명히 투신자살이야O<-< 괜한 생각이려니 싶으면서도 자꾸만 찜찜함이 가시지 않아서 최근에 근처에서 투신자살한 사람이 없나 신문기사를 뒤져봤는데 그런건 보이지 않네요. 그냥 진짜 괜한 생각이고, 잘못 온 장난 문자거나 그럴리야 없겠지만 지인이 보낸 장난문자(...라면 7코스 저녁을 대접하며 용서를 빌도록.)였으면 좋겠어요, 아무래도. 왠지 저 빅맥을 우적우적 먹으며 거기서 미학을 찾아낸 사람이라면 삶에대한 애착이 어딘가 남아있을 거라고 믿는건 그냥 제 생각일 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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