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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네요. 저처럼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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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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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5월 27일
아침 11시까지 푹 늘어져 자고 일어난 아침이었습니다. 창문 밖에서는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리고, 햇살이 창틀을 타고 들어와 몸이 왠지 나른해도 도저히 눈을 뜨지 않고는 배길 수 없을것 같아 두 눈에 힘을 주는데... 눈이 떠지지 않는다. 이 황당한 시츄에이션에 급깜짝하여 그나마 떠지는 오른쪽 눈을 가늘게 열고 벽을 짚으면서 거울 앞까지 갔는데, OMG 눈물도 아니요 눈꼽도 아닌 알 수 없는 물체들이 눈에 엉겨붙어서 위꺼풀과 아래꺼풀이 단단하게 붙어있는게 아니겠나요. 나름대로 면봉으로 눈을 열어보려고 하고 녹여보려고도 하고 아침부터 별 난리법썩을 떨었지만 야속하게 겹겹히 붙은 눈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고 그나마 붙은 눈꺼풀 속에서 자유롭게 눈알이 움직일때마다 새어나오는 진득한 물체를 분석해보니.... 진물이네요. 이거, 참. 집에 아무도 없길래 가출한 심청이 찾으러 나가는 심봉사의 기분으로 더듬더듬 밖으로 나가서 15분 거리에 있는 주치의에게 찾아갔어요. ![]() 선생님 나 눈이 안보여요T_T 살면서 별 험한꼴을 다 봤을 선생님도 절 보고 기가 막혀 하시덥니다T_T 김말랑 베스트 룩 3중에 베스트 수준이래요. 막간으로 나오는 김말랑 베스트 룩★ 3종세트 3위: 해물알러지로 퉁퉁붓고 오돌토돌 두드러기가 수세미 룩. 2위: 입안에 난 상처로 독성세균이 들어가 얼굴이 반쪽만 부은 표주박스타일 룩. 1위: 눈에 염증이 생겨 찰싹 붙어버린 감자떡 룩. ..아무튼 뭐 그런거였어요. 아마도 자다가 제가 눈을 비빈것 같은데, 아직도 손톱 물어뜯는 버릇을 고치지 못한고로 손톱과 그 주위가 갈고리처럼 날카롭거든요. 그런 손으로 비볐으니 눈 내부에 상처가 났고 그게 어쩌다 감염이 되어서 (라지만 바로 이틀전에 침구를 새걸로 바꿨는데 엉엉엉) 진물이 홍수처럼 흐르사 단단하게 굳은거였어요. 식염수를 척척하게 적신 타월로 30분 가량 눈 위를 불리고서야 두 눈꺼풀이 분리가 되었고 그 내부는 차마 호러물이라서 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 오후 2시까지 일을 가야 하는데 어떻게 이 붓기좀 해결할 수 없냐는 제 징징거림에 일 못가! 절대안정! 을 외치시더군요. 알았다고 하고서 슥 나오려는데, 니 성격상 하지말라고 해서 하지 않을리도 없으니 적어도 안대같은거 끼고 일할 생각은 절대로 하지 말라고 당부 하셨어요. 눈을 닫아두면 염증이 뒤로 넘어가 시신경을 타고 번져 결국 눈이 멀게 될거라면서. 못된 청개구리의 근성을 가진 저는 깨닮음을 얻고 안대를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아무리 그래도 손님앞에서 일하는건데 호러카페도 아니고 진물 줄줄 흐르는 벌건 부은 눈으로 라떼 만들일 있나요T_T 항생제를 또 우걱우걱 씹어먹고 안대를 하고 일을 하러 갔더니 세상에서 제일 쿨한 저희 점장님이 반갑게 반겨주셨어요. 점장님: 헤이! 너, 눈! 말랑: (뜨끔해져서) 헤이! 점장님: 본거야?! 말랑: 뭐, 뭐요? 점장님: 캐리비안의 해적말이야! 말랑: 아..아직요. 점장님: 아주 좋아! 그 눈! 해적삘이야! 예이★ 말랑: (얼떨결에 같이) 예이★ 이리하여서 별 설명도 필요없이 시커먼 안대를 하고 무사히 일을 하였답니다. ![]() 찍은지 한달정도 된 사진이지만 바로 이분! 보통 점원이 안대를 하고 오면 무슨일인지 궁금해 하는게 정상인게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살짝 들기도 하였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캐리비안의 해적이 때마침 개봉한게 다행이라고 생각되는 순간이었어요 :) 손님들도 눈 왜그러냐고 물어보다가도 '캐리비안의 해적이요.' 라고 하면 아하! 하고서 그냥 납득하길래 그저 신기할 나름. ![]() 예스 캡튼♡ 눈 한쪽을 가리면 원근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정확한 양의 우유를 피쳐에 따르지 못해서 필요이상으로 많은 양을 뎁혔다던지 커피를 따를때도 넘치게 따라서 손이 데였다던지 하는 마이너한 문제들이 있기는 했지만 그 외에는 다 무난하게 지나갔답니다. ![]() 저래놓고서 나중에 와서 꼭 껴안으면서, '그래도 누나가 좋아.' 라고 하는걸 보고서 감격하기보다는 벌써부터 처세술에 능란하다니 미래가 두렵다고 느꼈습니다. 저야 제 탁월한 회복력과 질긴 운을 믿고 있었기 때문에 의사가 하지 말라는건 다 하고 있지만 실제로 감염과 염증은 위험한 것으로, 눈이 머는건 예사이고 뇌막염으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이 높음으로 혹시라도 비슷한 일이 생기시면 우습게 보시면 안되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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