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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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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6월 03일
■ 오전 7시~9시 : 가장 나쁜 시간. 이때 몸은 하루 생활을 시작하기 위해서 준비한다.
...라는 내용이에요. 납득이 가지 않는건 아닌데 조금 억울해져요. 이미 모든게 다 정해져 있어서 '이거 하기 좋은 시간에 다른거 하면 소용없어' 라고 말해주는것 같아서요. 물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특정시간에 뭘 하면 좋다고 생각 할 수도 있지만 여태까지 오전 9-11시에 공부하는 대신 퍼져 자고 있었다던지 살찐다는 오후 6-7시에 맨날 밥을 먹었었잖아! 라는 식으로 아까운 마음이 없지 않으니. 근데 이런 진지한 연구자료를 보면서 망상만 스믈스믈 떠오르는건 뭔가요(...) 저러한 인체 사이클이 시작되게 된 계기를 찾고자 원시인의 하루를 돌이켜봅시다. ■ 오전 7시~9시 : 아직 몸의 준비가 되지 않았으므로 동굴속에서 돌로 만든 창끝을 뽀독뽀독 손질하면서 맘모스를 잡아서 포식한다는 막연한 상상을 하며 희죽희죽 웃는다. ■ 오전 9시~11시 : 옆동굴 부시맨과 옆옆동굴 우가맨과 만나서 번뜩이는 머리로 오늘의 사냥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두뇌가 확확 돌아가는게 느껴진다. 진화를 하는 느낌이다. ■ 정오 : 왠지 잘 보이는 기분이다. 사냥감을 찾아 나선다. ■ 오후1시~2시 : 너무 덥다. 태양이 머리위에서 지글지글 타고 있어서 그런지 머리가 희뿌옇게 흐려져서 정확한 판단을 내릴수가 없다. 나무 아래서 쉬기로 한다. 왠지 정력도 감퇴해서 미스 원시인스가 벗고 삼바댄스를 춘다고 해도 동하지 않을 것 같다. ■ 오후3시~4시 : 갑자기 호랑이힘이 솟아난다! 근육이 터질듯이 불끈거림이 느껴진다. 탄력받은김에 뿔을 휘두르며 반항하는 멧돼지 목덜미에 창을 깊숙히 찔러 넣는다. 맘모스는 아니지만 이거면 세가족이 든든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 오후5시 : 너무 열심히 사냥을 했어서 그런지 혈압이 올랐나보다. 뒷골이 땡긴다. 아내가 멧돼지 통구이를 하고 있는데 육즙의 향이 고소하게 풍겨와 콧속을 간질간질하게 스쳐간다. 근데 이놈의 여편네가 늙은 멧돼지라 고기가 형편없다고 투덜거린다. 아니 내가 똥줄 끊어지게 고생해서 잡아온건데 저런 소리나 하고 있다니! 참을수가 없어서 대판 싸운다. ■ 오후6시~7시 : 그닥 많이 먹은것 같지도 않은데 배가 빠방하게 부풀었다. 어째서 자꾸만 배둘래햄이 늘어가는건지 도통 알 수가 없다. ■ 오후8시~11시 : 노곤고곤 졸려온다. 근데 저놈의 부엉이가 뭐 잘못먹었는지 시끄럽게 울어댄다. 혹시라도 맹수가 다가와 가족을 해치지 않을까 두려워 귀를 바짝 세운다. ■ 0시~오전3시 : ..ZZZ... 그러므로 우리는 이렇게 살아야 합니다. ■ 오전 7시~9시 : 일어나석 미적미적 아침을 먹고 하루를 준비한다. 이때 공부해봤자 말짱헛것. ■ 오전 9시~11시 : 인정사정 없이 그날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을 러쉬한다. 이 두시간 안에 끝내지 않으면 효율은 기하학적으로 떨어진다! 당신이 지금 이 블로그에서 이런 영양가 없는 포스팅을 읽고 있다면 시간낭비! 나중에 읽고 지금은 할일을 하자. ■ 정오 : 눈이 잘보인다. 책을 읽거나 영화라도 한편 보자. ■ 오후1시~2시 : 총명함이 떨어졌음으로 이때는 뇌비우고 점심을 먹거나 상사가 보고 있지 않다면 딴짓을 하는게 상책이다. 비효율적이라는데 일해봤자 뭐. ■ 오후3시~4시 : 피트니트 센터를 가야 할 시간이다. 통계적으로 볼 때 자동차 사고로 인한 치사율이 이 때 가장 높다고 하니 차를 걸어가는건 당연하다. 치일지도 모르니 횡단보도를 건널때 주의한다. 만약 차가 돌진해오면 이 시간대에 넘치는 근력으로 차를 밀쳐 버리거나 훌륭해진 민첩성으로 피하자. ■ 오후5시 : 혈압이 높으니 안정하자. 저녁에 뭐 먹을지 고민하는것도 좋지만 여섯시 이후에 먹으면 다 지방으로 가니까 좀 이른 감이 있지만 슬슬 먹기 시작해도 괜찮다. 불화가 잦은 시간이니 혼자 먹거나 마음을 비우고 사람을 대하자. ■ 오후6시~7시 : 혹시 일찍 식사하지 못했다면 소식하자. ■ 오후8시~11시 : 피곤함이 몰려오는게 당연한 시간대인듯 싶다. 귀가 잘들리니 음악감상을 해주는게 인지상정. ■ 0시~오전3시 : 물론 잔다. 그러나 임산부라면 새벽 1시가 다가오면 긴장하도록 하자. 아이가 나오고 싶어하는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전 인생 헛살았네요. 아침 9시에 공부하고 3시에는 낮잠자고 5시에 불화가 생길지도 모르는데 친구랑 만나고 6시에 배부르게 먹고 새벽에 시퍼런 모니터 앞에서 블로깅 하는 제가 호르몬과 신체의 법칙을 거스르는 청개구리라는게 증명되었어요. 그래도 청개구리라서 행복해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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