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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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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7월 10일
아는 사람이 어느날 정말 뜬금없이 선언했어요. 나 채식주의자가 될거야. 라고. 나탈리 포트만과 같은 이유로, 그러니까 비인도적인 가축도살을 보게 된 계기로 결정했대요. 다른 사람이 그랬다면 왠 사자가 고사리 캐먹는 소리 하지말라고 했을텐데 이사람 전공이 식품영양학인걸 떠올리고 안심했어요. 아마 채소류만 섭취해도 삼시세끼 고기에 이빨을 박아넣는 저보다 영양섭취가 나을테니. ..라지만 앞으로 불판을 사이에 두고 마주볼일이 없는건 아쉽네요. 조금 식상한 질문일지도 모르겠지만 힘들지 않냐고 물어봤어요. 먹는걸 좋아해서 식품영양학과에 갔다고 말할 정도로 음식에 대한 열정이 엄청난 사람이었는데 육류는 물론 유제품과 달걀까지 모두 떨쳐낸다는 그녀의 계획이 쉽지는 않을것 같았거든요. 고기가 너무 땡겨서 눈앞에 소가 있다면 생으로 뜯어먹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낄낄대던 그녀가 갑자기 사뭇 진지하게 비밀을 말해주는 것 마냥 몸을 제쪽으로 기울이며 말했어요. "3주 지나갔으니 이제 고비는 다 끝났지, 뭐.." 뭔소리냐고 제가 반문하자 대답하길 어느 연구자들에 따르면 사람이 한 습관을 버리거나 어느 습관을 들이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3주라고 했다는군요. 마약이나 알콜중독 같은건 정말 평생을 두고 싸워나가야 하는 부류의 습관이지만 그것보다 조금 더 사소한 습관들은- 예를 들어서 손톱을 물어뜯는걸 고친다던지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던지 하는 것 - 3주동안 착실히 지킨다면 거의 성공한것과 다름없다 라는게 연구결과. 무슨 연구기관에서 나온건지 며느리도 모를 저것이 이상하게도 자꾸만 제 머릿속에서 울렁였어요. 왜 3주야? 차라리 한달이라고 했다면 상징적인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텐데. 무슨 과학적인 근거로 3주라는거지. 세포가 재생하는 시간과 관계있는건가 생각도 해봤지만 몸속의 세포들은 역활에 따라서 각자 다른 페이스로 살아가고 분열하고 있으니 그것도 아닌것 같고 말이에요. 그래서 나름대로 내려본 가정들이 이거에요. 가정1 : 원래 그렇다. 반론하지 말지어다. 하늘이 파랗고 고이즈미가 원숭이 닮은것과 똑같이 그냥 그런거다. 애초에 인간의 습관이란건 3주안에 정착되도록 만들어 진것이니 그대로 받아들이자. 가정 2 : 우리는 속은거다. 저런거 연구한답시고 연구비 받은걸 삥땅쳐서 어디서 거하게 바베큐나 해먹고선 숙취에 쩔어 눈을 뜨는데 마침 오후 3시길래 순간 숫자 3에 삘받았다. 아니라는 증거가 없는데 누가 워쩔껴. 가정 1이 진실이라면 고민한 제가 꼴뚜기머리 인거고, 가정 2가 훨씬 더 현실적이라는 가정하에 그럼 도대체 왜 그녀를 비롯해 - 그녀에 의하면 - 다른 사람들도 3주라는 기점을 지나서 새로운 습관이 정착함을 느끼거나 확신한걸까 궁금해져서 막 입맛까지 뚝뚝 떨어지는 거에요. 아무래도 심리적인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내가 이걸 3주동안 지킨다면 해결 될 수 있어' 라고 맹신한다면 그것이 자기최면이 되고, 3주동안 충실히 지켰다면 스스로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난 이미 3주를 무사히 보냈으니까 그 습관과는 이미 바이바이 했어.' 라는 새로운 자기최면이 자리를 잡는다던지. 짧다고 하기에는 길고 길다고 하기에는 짧은 3주라는 시간이 어쩌면 스스로에게 확신을 가질 수 있되 지치지는 않을 적당한 시간일지도 몰라요. 저도 버려야 할 습관이 많아요. 특히나 당장 버리지 않으면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도 있고요 :( 어느새 삶의 일부가 되버리다 싶이 익숙해진 것이라면, 게다가 안 좋은 거란걸 알면서도 마음속 깊숙히에서는 간절히 원하고 있는 그런거라면, 버리기 참 힘들어요. 에라, 될되로 되라지 라고 자포자기 하지 않는 이상 하루 몇번이나 갈팡질팡 하게 되고요. 그렇지만 저도 3주의 마법을 믿어보려고요. 의지박약의 신이 머리위에 둥실둥실 강림하시사 실패할지도 몰라요. 그래도 말이죠, 공사장 지나가다 벽돌맞는 일만 아니면 앞으로의 인생은 기니까 몇번이나 실패하더라도 새로운 3주가 기다리고 있을테니 괜찮아요. 물론 저 3주법칙은 이게 마지막이다. 난 3주 시한부인생을 살고 있고 다음 기회따위는 없다. 죽기아니면 까무러치기다. 라는 각오로 하지 않으면 효과가 절감될듯 싶지만(...) 어쨌든 구렁이 담넘어가듯 3주를 어찌저찌 견디고 나면 위에 제시된 가정1이 그 효험을 발휘할지 누가 아나요 :D 에잇, 이제 3주동안 머리칼 뜯어가며 고생할 일만 남았네요 ㅇ<-< 동참하실 분 계신가요(...) 아무리 사소해도 상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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