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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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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7월 13일
![]() 일본 라면 전문점이지만 경영 베이스가 일본이 아니라 중국이며, 프렌차이즈 식으로 중국 상해, 북경, 심천에서 크게 성공한것에 이어 동남아시아 이곳저곳과 일본 본토에까지 입성했다고 합니다. 주로 분주한 공항과 시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만큼 서빙 속도가 무시무시 하게 빠르지만 일본에서 직접 요리사가 와서 몇개월간 지도하사 정통에 가까운 일본식 맛을 낸다는 평가로 나름대로 매니아층도 있나봐요. 캐나다에도 점포 두개가 소리소문 없이 들어왔는데 여기가 그중 하나입니다. ![]() 성인 남자보다도 더 거대하다는건 그냥 꾹 눈감고 넘어가더라도 그릇안에 담고 있는건 일본 라면이면서 아무리 봐도 외관상 중꿔에요. 게다가 저 눈! '오빠~ 잘해줄게~ 잠깐 들어와봐~' 라고 말하고 있어요. 미풍양속을 해치고 있다고요T_T ...아니 사실 저걸 볼때마다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어서요. ![]() 바로 이분. 아시아에서 최고의 여성 갑부였다가 327억 달러 상당의 재산을 남긴 채로 2007년 4월에 사망한 니나 왕. 남편이 납치 후 실종되어 법정 사망선고를 받은 후로 시아버지와 10년동안 남편의 유산을 두고 법정공방을 벌인걸로 더 유명할지도 모르겠어요. 저 사진을 처음 봤었을때 받은 충격이 킹짱왕 그레이트 했었기에 제가 저 마스코트와 이 사진의 이미지를 연관하게 된 이후로 마스코트를 볼때마다 흠칫 하고 한발짝 옆으로 더 물러서게 됩니다 ㅇ<-< '차마 범접할 수 없던 이유' 그 두번째는 바로 저 가게에서 매일 틀어놓는 정체불명의 방송이에요. 딱 불경테이프 틀어놓은것 같은 모노톤의 목소리로 내용을 가늠할 수도 없는 중국어가 하루종일 흘러나오고 있는데 뉴스방송 같기도 하고 아지센 라멘의 창업유래를 설명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외계생명체를 지구로 초청하는 내용 같기도 하고. 아무튼 저는 배가 매우 고팠고 엄마의 라면을 먹으라는 엄명을 따르기 위해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을 과감하게 뚫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자그마치 복음성가를 틀어놨어. 스물 평생동안 교회를 들락날락 거리면서 찬송가 들으면서 식사 해본게 한두번이 아니고 무려 방언이 난무하는 부흥회 가운데서도 꾸역꾸역 잘 먹어왔지만 라면집에서 오 예수, 나에겐 그대밖에 없네 라며 울려퍼지는 복음성가를 들으면서 밥 먹게 될지는 정말 꿈에도 상상 못했었는데. ![]() 더 있고 간단한 에피타이저들과 돈까스정식이나 야끼소바같은 식사류도 준비되어 있어요. 사실 일본식 라면 먹는건 처음이에요. 한국인 오너분이 운영하시는 겐조 라는 자칭 일본식 라면집이 몇년전에 생겼어서 가본적이 있었다만 딱 꼬불꼬불한 봉지라면 면을 끓여서 미소국에 말아오는 괴식을 내오길래 저게 일본라면 이라면 일본인들은 영국인들을 능가하는 미맹이 분명하다고 생각 했었거든요. 훗날 제대로 된 일본라면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 되고서는 창자에서부터 끓어오는 캐분노를 느꼈던 쌉싸름한 추억이 있습니다 orz... 일본라면은 국물에 상당한 바리에이션을 두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아지센라멘은 돼지갈비뼈를 느긋하게 우려내는 큐슈지방의 조리법을 따라 나온 국물이 포인트이기 때문에 (라고 공식홈페이지님이 말씀해 주셨어요. 그나저나 모든 일본라면은 돼지뼈국물이 베이스 아니었나요ㅇ<-<?!) 소금라면, 된장라면, 간장라면 이런식의 국물의 다양성보다는 위에 얹는 고명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것 같습니다. 물론 보다시피 토마토&치킨 라면이라던지 좀 수상한 것들도 있네요(...) ![]() 메뉴의 인쇄상태가 나쁜지 KIMCHI 에서 KI 가 도망가버려 임치라면이 되었어요*-_-* 도대체 일본의 맛을 지향하는 중국기업이 만들어낸 김치 라면은 무슨 맛일까 궁금해서 심장이 활어처럼 펄떡펄떡 뛰었지만 제가 타향살이 십년을 채워가며 알게 된 진리는 오직 하나. 외국음식점에서 김치라고 우기는거 치고 인간이, 아니 적어도 한국인이 먹을만한건 절대적으로 드물어요. ![]() 수줍게 숨어 있었습니다. 난 저렇게 매움으로 도전정신을 자극하는 음식은 안 먹어보고는 못배겨! 매운 게이지 25도 부터 200도까지의 강도가 있는것 같은데 순전히 위에 올려져 오는 양념장 양의 차이일것 같아요. 살짝 매콤한건 작은 고추를, 후끈후끈하게 매운건 큰 고추를 그려놨는데 작은 고추가 더 맵다고 태클 걸고 싶은걸 참느라 도 닦았습니다. ![]() 있지 않은걸로 봐서 실제로 뿌려먹는 사람은 드문가 봅니다. ![]() 처음 시도하는거니 제일 고유의 맛에 가까운걸 먹어보고 싶기도 했었고, 무엇보다 가게이름을 달고 나오는 메뉴가 그나마 괴식의 가능성이 가장 낮아요. 이것은 경험으로 터득한 삶의 지혜입니다 :) 제대로 된 본토의 맛이라는게 어떤지 모르긴 하지만 아마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리라 예상되는 얌전한 맛. 일본 라면을 먹어본 사람들중 다수가 증언하는 돼지누린내와 니길니길함은 없었어요. 제가 워낙 느끼한걸 잘 먹기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농도가 유순한건 다분히 의도된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래도 돼지뼈 국물에 익숙하지 않을 외국인 들에게도 어필하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진하게 우린 사골국 정도의 약함은 아무래도 조금은 실망스러웠어요. 난 한숟갈씩 뜰때마다 척추가 오그라드는 느그러움을 기대했다고. 베이비, 날 납득시켜봐! ![]() 파리가 날리고 있었어요. 그 증거물인 차슈와 계란이 되겠습니다. 그냥 삶은계란은 아닌것 같지만 대단히 말라 쪼그라들어 있었어요. 차슈도 만만찮고요. 국물에 적셔 나왔는데도 입안에서 퍼석퍼석한게 꼭 야참으로 먹고 남은 비틀어진 족발을 다음날 일어나서 먹는 기분. 아침에 만들어놓고 서빙할때마다 얹는거라면 어느정도 건조되어 있는게 이해되지만 저 수준이라면 월요일 아침에 일주일치를 미리 만들어 놓는게 아닐까 의심 갈 정도라고요. 결코 고급입맛은 아니기에 그냥 그러려니 하고 먹었다만 요즘의 봉지라면에 들어있는 소고기 후레이크도 저것보다는 고기 본연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쳇. ![]() 딱 식감과 맛이 스파게티면인데, 바게트에 고추장 발라 먹는것 같은 묘한 위화감이 느껴졌어요. 동서양이 만났지만 궁합이 맞지 않는달까. 괜히 잔뜩 투덜거림만 적어놨지만 무난하게 괜찮은 한끼였어요. 특출난것도 아니지만 굳이 흠잡을 것도 없는 그야말로 프렌차이즈 페스트푸드. 주문하면 2분만에 나와요. 중국쪽에서 드셔본 분들의 말에 의하면 어설픈 본토 일본 라면집보다 낫다는 분들도 있고 대체적으로 만족의 안개가 은은히 껴있어요. 아마 여기 캐나다 지점에서는 부족한 홍보와 장사부진으로 인해 그만한 퀄리티를 유지하지 못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어쩌면 비행기값을 아끼기 위해 정통의 맛을 가르치는 일본인 라면장인이 여기까지는 파견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네요(...) 평일 점심시간이고 주변에 오피스빌딩이 수두룩한데 손님이 저밖에 없었다는건 어찌보면 신기한 일이에요. 땅값 비싼데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래서야 자릿세라도 낼 수 있으려나 우려될 정도로. 북미에서 일본 음식의 이미지는 저지방 웰빙식품★ 입니다. 스시, 사시미라면 아주 껌뻑 죽고 세계 최고의 보양식마냥 신성하게 여기며 먹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 말이에요. 그런 마당에 많은 사람들이 저렇게 기름충만하고 느끼한 음식을 일본 음식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건 전혀 무리가 아니지요. 게다가 저런 국적이 애매모호한 마스코트까지 더해지고 종업원들도 전부 중국인 인것까지 가세해 음식의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게 이 참담한 장사부진의 원인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해봐요. ...솔직한 심정을 말하자면, 수상하다 못해 소음공해에 가까운 저 의문의 중국어방송만 꺼도 손님이 세배는 늘어날거라고 확신해요. 외국에서 한정식집 차려놓고 밖에다가 뽕짝을 구수하게 틀어놓는거랑 다를게 뭔가요. ![]() 메뉴중 하나래요. 아아, 랍스터님이 보고계셔. 다운타운에 일본인이 꾸려가는 맛있는 라면집이 있다고 하니 앞으로 혹시라도 먹게 된다면 그쪽에서 먹지 않을까 싶어요 :D 그치만 저에겐 아직 미션이 하나 남아 있습니다. 게이지 200의 매운 라면을 먹어봐야 해. 지구인들 어서 나에게 힘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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