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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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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8월 17일
너무나 애지중지하며 오냐오냐 기른듯 싶어서 일부러 교육차원상 방치플레이를 하였습니다 :) ..일리는 없고 그냥 딴짓하느라 외면했어요. 블로그님 용서해주세요 굽신굽신. 오랜만에 무언가 써보려고 하니까 뇌에서 쇳가루가 부슬부슬 떨어지네요. 아마 짐작 하셨다싶이 매일매일 두뇌트레이닝도 딱 삼일 하고서 때려쳤어요. 굿바이, 가와시마 박사님. 전 그냥 훗날 치매에 걸리도록 할게요. 써도 그만, 안써도 그만이라면 안쓰는게 세계평화를 위해 좋다고 여기고 있지만 조금 차분하게 정리하자는 의미에서 몇가지 사박사박. 1. 별거 아닌 일로 입원, 그리고 퇴원. 물론 다 세금에서 비롯된거라 하더라도 캐나다는 일단 의료비가 공짜라 병실에 오래 누워있어도 죄책감이 덜한 기분. 한국에서 자그마치 '자리가 없어서' 라는 이유로 1인 특실에서 두달간 골골 거렸다가 나온 병원비를 보고 돌이킬 수 없는 정신적 충격을 받았던것에 비하면, 비록 좀 (..많이) 겸손하신 캐나다의 병실도 생각보다 나쁘진 않았습니다. 게다가 내내 탈진상태로 자거나 몽롱하게 있던 병자 입장이라면 빌게이츠 저택이나 난지도 구석탱이나 미묘하게 동급. 2. 한국 간호사 만세! 저에게 간호사란 '언니' 라는 이미지로 풋풋하고 아방샤방한 아가씨 라는 느낌이었다면 이곳은 무언가 파이터의 혼이 서려있어요. 연령대도 훨씬 높은편이고 아무리 피가 끓고 상상력이 풍부한 소년도 결코 간호모자와 하이힐, 그리고 힐끗 보이는 가터벨트 같은걸 연관시킨 환타지를 키울래야 키울 수가 없을 비쥬얼이 절대적으로 보통. 물론 나쁘다는게 결코 아니에요. 편하고 친근하고. 근데 주사를 너무 못놔. 핏줄이 바디빌더처럼 튀어나온 근엄한 팔뚝에서부터 관록이 느껴지는 베테랑 간호사들이야 발가락으로도 주사를 놓겠지만, 그분들은 저같은 일반환자(=밥벌레)대신 중환자들을 돌보시고 계시니만큼 뵙기가 힘들죠. 그래도 한국에서는 종합병원이 아니라 동네 개인병원에 가도 간호원들 주사놓는 솜씨하나는 일품이었는데, 이쪽은 그리하지 않은건지 맨날 근육을 건들거나 핏줄을 터뜨리기 일쑤라 제 몰골이 꽤나 처참했어요. 엄마는 '한국사람들이 손재주가 좋아서 그래.' 라며 토닥였지만 하루에도 서너번씩 바늘고문을 받아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저 생지옥T_T 결국 참다못해서 몸에다가 링겔관을 연결해 관에다가 주사를 놓는 식으로 주사액을 주입해달라고 부탁했더니만 링겔관을 연결하다가 팔이 장조림 찢기듯 갈래갈래 조각나는줄 알았습니다. 그냥 아픈게 죄니까 이건 죄값이다 라는 심정으로 도 닦았습니다. 절 태우시면 사리가 나올거에요. 3. 할리우드여, 자네들을 먹여살린 나를 경배하라. 어쩌다보니 피할 수 없는 영화약속이 밀페유처럼 겹겹히 쌓였으나 볼만한 영화는 한정되어 있으므로 트랜스포머 두번, 심슨더무비 두번, 해리포터는 물론이고 본 아이덴티디 라던지 다이하드같이 평소 안보던 장르까지 섭렵하게 됬었어요. 섭취한 팝콘이 록키산맥을 덮어요. 보고 나올때마다 '리뷰 반드시 쓰고 말테다' 라고 다짐하지만 왜 단 한개도 안 썼는지를 FBI가 현재 수사하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틈틈히 쓰려고는 하지만 아마 저 영화 간판들이 내려올때쯤에나 올라갈것 같아서 그냥 케세라세라. 4. 살다보면 울적할때도 있고 괜히 입이 귀에 걸릴때도 있지만 마음 속 깊숙히부터 솟아나는 중대한 고민거리가 있을때는 정말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냐 라는 말이 실감되요. 당장 어떻게 해볼 수 없는거라면 초조해 하는 대신 자연스레 흐르도록 냅둬야 하는게 정상이지만 제가 아직 득도를 하지 못한고로 그저 데굴데굴 구르고 있습니다. 초조해요. 이걸 해소해보고자 다른것에 집중해보고 있지만 심신을 매우 피폐하게 만드는 종류의 것이라 지금 내가 뭐하고 있는거지 하고 스스로도 가끔 어이가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보는 중죄인이에요. 5. 제가 보글보글 수면으로 올라왔다고 생각한 당신! 틀렸어! 왜냐면 잠시 여행을 다녀오거든요 :)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위의 4번상태인 저를 무던히도 걱정한 부모님이 덜컥 패키지 여행을 예약하셨어서 혼자 미국으로 훌훌 갑니다. 여행에서 단체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사실 전혀 내키지 않고, 패키지 여행이란 수박 겉햝기도 아니고 먼 발치에서 수박 구경만 시켜주는 꼴이라고 여기고 있다만 보내주신다면 물론 갑니다(...) 사진 정리도 해야할테고 노트북을 지참할테니 만약 무선인터넷이 무료로 제공되는 개념 호텔이라면 수박 구경한 이야기를 쓸 예정 :D 어차피 호텔에서는 잠만 잘터인데 어째서 일정표에는 과분한 4성 호텔과 특급호텔들만 나열되어 있는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아요. 관광객이 대상인 뜨뜻미적지근한 레스토랑들에서 밥을 먹일거라는 근거충만한 예상이 드는데, 차라리 소박한 곳에서 밤을 지새우고 훌륭한 음식을 먹여주는 쪽이 전 더 좋거든요. 배가 부르면 벤치에서 신문지 덮고도 잘 수 있어요. 아무튼 다녀오겠습니다. 혹시라도 오랜 부재를 염려해주신 분이 계시다면 진심으로 고마워요. 아픈동안, 그리고 그 후에도 귀찮아서 내버려둔 핸드폰에 전혀 예상치 못했을만큼 부재중 전화와 메세지가 쌓였길래 식겁했어요. (물론 내용이 두려워 확인은 안했답니다 ㅇ<-<) 세상에는 저처럼 사교성없는 맹꽁이도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마음속을 따뜻하게 뎁혀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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