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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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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17일
밤 11시, 나긋나긋한 스탠드 불빛 아래에서 책을 읽다말고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가위를 집어들어 화장실로 저벅저벅. 거울에는 당장이라도 사또나리 라고 외칠듯한 21세기 캐나다판 처녀귀신이 있다. 미역줄기 마냥 길고 곧은 머리를 늘어뜨린채 말이다. 그녀는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가위를 치켜 올린다. 가위의 퍼런 날이 순간 번뜩 하고 빛을 반사하며 하강했다. 투둑 하고 머리카락이 바닥으로 흩떨어졌다. 그리고 그녀는 영구가 되었다. '분명히 망칠걸 알면서 도대체 왜 혼자 앞머리를 자른거야?' 라고 내일아침 엄마아빠가 물어본다면 이슬을 머금은 물망초같은 나이의 종잡을 수 없는 변덕이라고 해두기로 했다. 차마 책읽을때 거추장스러워서 라고 솔직하게 대답하기엔 결과물이 너무 처참하기에. 머리카락을 꼼꼼히 주워담으며 앞으로 2주동안 거울은 물론이거니와 쇼윈도우 앞에도 결코 얼씬거리지 않겠다고 단단히 다짐했다. 나야 안보면 그만인데 원치 않아도 봐야할 타인들에게 조금 미안하다만 적어도 나에게 미용사로서의 소질은 초파리 비듬만큼도 없다는걸 확인사살한 값진 순간 아니었겠는가. 브라보 김말랑. 약 8년전, 그러니까 아직 배에서 탯줄자국이 채 아물지 않았을 적(?) 눈썹을 다듬어야 세련된 틴에이져★ 라는 모 잡지를 탐독하고 아무도 없는 집에서 엄마의 화장칼로 눈썹을 딱 반토막 만든 경험이 있사옵나이다. 세수하면 눈썹이 없어진다! 라던지 화장을 지우면 정상적인 눈썹두께에 1/3 정도밖에 되지않은 검은 실이 눈 위에 자리잡고 있는거야 워낙 흔한 일이니 오두방정을 떨 것이 결코 아니요. 단지... 응.. 나 가로로 반토막 내버렸었어. (눈썹이 자랄때까지 제일 많이 들은 소리는 전통 일본귀신 같다 였어요 아흑.) 누구나 눈썹의 가로폭을 줄이면 개그하기 좋아진다는걸 증명하려고 워낙 이목구비가 반듯해서 컴퓨터미인 이라고까지 칭해지는 다카코를 멍멍이 눈썹으로 만들었는데... ![]() 어째서 여전히 예쁜건데! 앞머리를 잘랐을때보다 더 화가 솟구치는게 느껴집니다. 세상은 불공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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