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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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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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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6월 11일
그러니까 말이에요, 여름이 왔어요. 공기가 후덥해지고 시간이 널널하면 왠지 쓸데없는 것이 하고 싶은 법. 지리산 암반수처럼 퐁퐁 솟아나는 이 트로피컬 젊음의 에너지를 건전하고 생산적인 것으로 돌리고자 방을 뒤지던 차, 털실뭉치와 코바늘을 발굴해 내었습니다. 그리고 무작정 친절하기 그지없는 인터넷 강좌들을 눈알이 쪼개져라 쳐다봤건만, 긴건 실이요 저 막대기는 바늘이노라. ...그러니까 감고 빼고 돌려서 뭘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거야. 그냥 때려치려고 실뭉치를 집어 던지려 하기를 서너번, 그때마다 '나도 손가락 열개 있고 좌뇌 우뇌 다 있어' 라는 오기가 솟아나 뜨고 푸르며 흰 털실이 거무죽죽해지고 손가락이 얼얼해질쯤 대충 감이 잡혔어요. 좋다고 히히덕 거리며 몇줄 떠서 엄마에게 자랑하러 쿵탕쿵탕 달려가니, "뒤집어서 떴잖아." ..응, 역시 그런거였어. 아무튼 완성했어요. 자타공인 손재주라고는 2MB 양심만큼도 없는 제가 해낸거에요. ![]() 내내 비오고 날씨가 흐리다가 간만에 해가 나왔길래 빛좀 받으며 기념촬영★ 양이에요, 양. 저게 도대체 뭐냐고 자문하셨던 분들 각성하세요. ![]() 이게 조금 더 구라성 덜 짙은 사진이에요. 만들다 보니 털실과 솜 덩어리일 뿐인 이 무생물체에게 알 수 없는 애정이 솟아나지 뭡니까. 그래서 섀도우도 땡땡이 마후라도 둘러줬는데도 뭔가 2% 부족. 뭐가 좋을까 하고 방을 빙글빙글 돌며 고민하던 차에 발에 툭 채인게 있었으니 바로 허니와 클로버 1권. 책장에 도로 넣으려고 주워드는 순간 펼쳐지는 페이지에서는 하구미와 모리타가 운명적인 첫 만남을 가지고 있었고 곧바로 이어지는 코로보클 촬영씬이 보이지 뭐에요. 그래, 역시 울먹거리는 눈을 가진 동물들에게는 머루잎을 위에 씌워줘야 하는 법이에요. 토토로는 예외지만. 펠트를 대충 잘라 만든 머루잎에다가 수도 놔주고 무당벌레도 어플리케 해 놓을까 하고 순간 불타올랐지만 5초후에 바닥에 널부러져 있던 글루건에 맨 허벅지를 데이고서 바람빠진 풍선처럼 푸슈슈슉 의욕제로. 그럼 그렇지. 다들 잘 지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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