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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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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15일
동생은 유난히 뒤쳐지는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자기가 질것이 뻔하다고 생각하면 경쟁 자체를 피하곤 하는 어찌보면 현명하고 어찌보면 근성없는 경향을 보이곤 해, 이 엄마뻘-_- 누나를 가끔 씁쓸케 만들곤 했었다. 스케이트를 배우라고 보내놨더니만 개중 몇몇 아이들은 작년 겨울부터 배워왔던 아이들이었던지라 자기는 얼음판에서 바둥바둥 거리고 있는데 다른 친구들은 아이스링크를 휘젓고 다닌다고 속상한 마음을 내비추더라. 이게 동생에게 있어 얼마나 큰 시련이고 고민인줄 알면서도 왠지 우스워서 돌아서서 웃다가 동생에게 한대 얻어맞았다-_-; 스케이트 레슨시간이 되면 안간다고 사지를 땅에 못박더니만 어느날 깨닳음을 얻었는지, 자기가 어서 열심히 해서 더 잘하게 되면 된다며 눈을 초롱초롱 빛내는 것이 아닌가. 결국 주말에 자유스케이팅 시간을 줄때 내가 데려가서 코치 (...라봤자 몇걸음 먼저 가 "이리와!" 를 외쳐대는것 밖에 없지만.) 해주기로 했다. ![]() 도대체 누굴 닮아 저렇게 기럭지가 짧단 말인가;_; 저주받은 김씨가문의 통자몸매의 조짐이 벌써부터 보여 초조하다. ![]() 아이구, 좋댄다. 귀찮다고 컴퓨터 앞에 늘어붙어있는 나에게 하루종일 스케이트장 같이 가줄거냐고 반복해 졸라대서 몇번 짜증도 냈었는데 저렇게 좋다고 실실 웃어대는 모습 보니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대략 0.1초정도 들었었다. ![]() 처음에는 넘어지는게 두려워 종종걸음을 걷더니만, 사나이라면 엉덩이가 세쪽이 나는한이 있더라도 강렬하게 넘어지는거다! 라는 누님의 열정넘친 강연을 듣고는 삼초에 한번 넘어지면서도 쭉쭉 다리를 놀린다. 집에와서 씻기는데 무릎과 엉덩이에 멍이 들어있어서 은근히 미안했지만, 다 그렇게 느는거라도 위안하는 중이다. 워낙에나 조심성이 없었고 무서운것도 몰랐던 나로서는 얼어버린 논에서 사촌언니와 스케이트를 배우다 살얼음이 깨져서 수장될뻔한 적도 있으니 멍정도는 새발의 피;_;! ![]() 방년 4세에 일명 45도 각도를 마스터하다니, 장래가 기대된다. 어마어마한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하루가 멀다하고 투닥투닥 싸우지만 동생에게 있어서는 나라는 존재가 내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크다는걸 가끔씩 느끼곤 한다. 전번에는 교회에서 친구들을 모아놓고 우리 누나는 팬케이크랑 계란도 부칠 줄 알고 (그것밖에 할줄 아는게 없는게 더 정확하지만), 17살이고 (이미 18번째 생일이 지난 이후였지만), 게다가 피자를 네쪽이나 먹을 수 있다고 (떼끼! 누구 혼삿길 막히는거 보려고;_;) 자랑하는걸 목격했다. 지금 누나를 자랑스럽게 만들어주는 이유들은 준우가 커가면서 점점 희미해져 가겠지만 언제까지나 그 감정만은 남아있어줬으면 하는건 왠지 지나친 욕심일것 같아 감히 입밖으로 내기가 껄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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