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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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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08일
뭐랄까, 첫사랑 이야기를 하는것과 흡사한 부끄러움이 남는 고백이지만 전 고등학교 시절에 이 남자에 빠져있었어요. 길고 얇은 팔다리, 그러면서도 역동적인 근육, 베일것 같은 샤프함과 날카로운 눈빛. 그리고 쿨하고도 과묵한 아우라. 게다가 테니스는 어찌나 잘치는지*-_-* 이름은 데즈카 쿠니미츠. 제 MSN 주소에 살아 숨쉬고 있어요. 혹시 모르시는 분이 계신다면, 테니스의 왕자라고 테니스를 뛰어넘어서 거의 SF물로 향하고 있는 소년스포츠물에 나오는 사람이에요. 정말 보고있으면 두근두근 해서 프린터로 예쁘게 출력해서 알림장에도 붙히고 다녔었지요. ..랄까. 그쵸. 고등학교 시절의 이야기. 설정상 데즈카가 중3인가 그런데 테니스의 왕자가 맨 처음 나왔을때 제가 대략 데즈카와 동갑이었던가 한살 많았던가 했지만 지금은 거의 대여섯살 많은 꼴이 되어버렸고 그리고 2D의 남자라니요. 전 이제 입체감을 중시여겨요. 지금은 30권 중반쯤에 와있는듯 싶지만 20권 이후로는 손에 잡지를 않았어서 오랜만에 기회가 된 김에 보고 있었는데.. (...아니 사실 데즈카가 전학 가버리고 나서 안 봤어요.) ![]() 오- 지쟈스! 그가 돌아왔어요. 아, 사랑에 2D이던 3D이던 무슨 상관 있나요 ㅠㅠ 나이차가 6살이 아니라 66살이라도 무슨 문제 있나요. 어떻게 저렇게 딱 취향일 수 있는지. 여기에는 딱 파라다이스 키스의 죠지의 대사를 인용하고 싶어져요. '이목구비와 체형은 물론 쇄골 라인에서 발등 높이까지 완벽하게 내 이상형이야. 나를 조롱하기 위해 저 성격과 용모를 갖고 세상에 태어났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어.' 물론 당시 대화 상대이던 아가씨는, '너를 위해 타인이 태어났다는 건 엄청난 착각이야.' 이렇게 응수하지만. 거기에 죠지는 이렇게 대답해요. '세상에 한 사람쯤 그런 상대가 있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정말로 그래요. 나를 위해서 (...설사 조롱하기 위해서라고 할지어라도) 태어난 누군가가 있다고 믿는것도 결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2005년 11월 06일
정말 보다보면 너무나도 즐거워져서 열번이고 계속 보게 되는 만화가 있으니 바로 노다메 칸타빌레. 실제로는 천재이지만 그 엉뚱함과 엽기성을 주체하지 못해, 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장 차이라는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노다메와 역시 천재이긴 하지만 조금 더 클래식컬한 타입의 천재인 치아키. 11권이 되도록 그렇다 할 연애전선이 없었는데.. ![]() 브라보 노다메! 내가 몰랐었구나. 여태까지 네가 착실히 물밑작업을 해오고 있었었는데. 저 컷을 보면서 벅차오는 감동은, 마치 결코 사랑받지 못할것 같았던 1급장애인 딸을 재벌2세에게 시집보낸후 무궁화 호를 타고 귀향하는 아낙네의 그것. 내가 왠만해서는 이 나이까지 되서 만화책 보고 꺅꺅 거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놀라서 동그래진 노다메의 눈과 살포시 감고있는 치아키의 눈의, 노다메가 입고 있는 쥐색의 투피스와 치아키가 입고있는 단정한 선의 양복, 그리고 피아노를 치다가 기습받은 탓에 아직도 건반위를 헤매고 있는 노다메의 손과 한쪽손은 건반위에, 다른손은 굳세게 노다메를 감싸고 있는 치아키의 손을 대비해보면서 이걸 보고 감동받지 않으면 도대체 뭘 보고 감동받을까 싶어 여전히 두근두근거리고있다-_-; 몇몇 사람들은, 순진하고 정상적이기 그지없는 치아키를 노다메가 저항할 수 없는 마력으로 홀렸다고 비난하지만 난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치아키가 제발로 찾아온거야. 자신의 의지로, 스스로. 바로... ![]()
2005년 08월 31일
우리들이 있었다(오바타 유우키)는 아기자기하면서도 한없이 무거운 만화다. 내용자체에서는 참신할것이 없는데 샘물을 머금고 있는것 같은 아롱아롱한 캐릭터들의 눈과 - 사실 가끔은 상당히 부담스럽다-_-; - 가슴 한구석을 톡 하고 건드리는것 같은 대사들이 자꾸만 기억나게 만드는, 그런 만화이기도 하다. 오늘밤은 비가 오니깐, 왠지 조금은 센티멘탈한 기분이 되어버려서 더욱더 생각난다. 나나미와 야노가. 몇가지 명대사를 읊어보자면, ![]() 이러니 저러니해도 연애란 타이밍이 전부니까. 중요할 때 중요한 말이 전해지지 않는다면 어떤 운명적인 만남도 꽝이 되는거지. 후회해도 늦어. 공감하면서도 공감하고 싶지 않은 대사. 꼭 연애뿐만이 아니라 너무나도 많은것들이 타이밍으로 인해 좌지우지 되는 상황속에 내가 너무 늦게, 내지는 너무 빨리 등장했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성은 없다. 단지 그 미스타이밍이 어쩔 수 없었던 것이라면 아쉬움이 남고, 내 잘못으로 인했었던것이라면 후회가 남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은 늦지 않았을지도 모르니깐 달려들어야 할텐데 이미 늦었을거라고 미리짐작하고 몸을 사리게 되는게 탈이지. 어쩌면, 정말로 어쩌면 지금이 그 순간일지도 모르는데. 완벽한 타이밍의. ![]() 넌 그 녀석을 좋아하고 그 녀석은 널 좋아하고 그건 완벽한 사실. 하지만 한가지만은 약속할 수 있어. 난 절대 널 울리지 않을거야. 나라면 늘 웃을 수 있게 곁에 있어줄 텐데. 네가 나를 찾기 전에 내가 먼저 널 찾아낼텐데. 나나미가 바라는 건 뭐든 해줄텐데. 두말할것 없다;_; 그냥 임자있는 나나미는 냅두고 여기로 오렴...OTL 자꾸만 울려도, 늘 웃을 수 있게 곁에 있어주지 않아도, 자신이 먼저 찾아나서야 해도, 바라는걸 해주지 않아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으니깐 사랑이라는거야. ...그러니깐 이 누나에게로 오렴-v- 조금 지지부진하기는 해도 역시 명대사가 많기로 유명한 만화 후르츠바스켓에서도 소마 유키는 이런말을 한다. ![]() 자신을 좋아해야 한다고? 아니야. 다른 사람으로 부터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을때, 자신을 좋아할 수 있는거야. 세상은 이에 대해 다르게 말한다. 저게 아니라고. 남들이 모두 뒤돌아서도 나 스스로에게 긍지를 가져야 한다고. 물론 전혀 틀린말은 아니지만 적어도 나는 다른사람이 싫어하는 나를 좋아할 자신이 없다. 사랑받지 못하는 나를 사랑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사랑받는다고 확신할 수가 없어서 자꾸만 내가 싫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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